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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 속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제재는 이제 그만(장경욱)

작성자
hrights
작성일
2020-04-16 17:40
조회
1423

장경욱/ 인권연대 운영위원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세계적 공중 보건 및 경제 위기 상황에서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국제적 차원의 연대와 협력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한 국가의 힘만으로는 세계적 대유행이 되고 있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고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기 어렵다. 사회의 취약계층들은 생명과 생존에 대한 치명적 위협에 내몰리고 있다. 과거 1, 2차 세계대전에 버금가는, 우리 세대로서는 처음 겪는 인류의 생명과 안전, 생존을 위협하는 대재앙이다. 현재와 미래의 인류를 구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 모든 국가와 국민들의 헌신적이고 책임감 있는 대응이 필수적이다.


 인류의 대재앙에 맞서 모두가 힘을 모아 분투해야 할 때 미국 주도의 제재에 직면한 개발도상국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며 이중삼중고를 겪고 있다. 그동안 제재로 인하여 민생고를 겪는 상황에 더하여 코로나19로 인한 재난 상황에서 개발도상국들은 의료품과 방역 물품조차 시기적절하게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대이란 경제제재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수많은 국민의 생명을 잃은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을 제때 충분히 제공하는데 장애가 되었다. 미국의 대쿠바 경제제재는 현재 코로나19로 가장 많은 환자와 사망자가 발생한 미국민들에 대한 쿠바의 우수하고 헌신적인 의료진들의 의료봉사 활동 기회를 차단하고 있다.


 제재는, 제재를 가하는 가해국 국민들의 입장에서나 제재를 당하는 피해국 국민들의 입장에서나 똑같이 생명과 건강, 민생에 파괴적이고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국가 간 효과적인 국제연대와 협력을 저해한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인한 의료붕괴와 경제 위기는 모든 국가가 직면한 상황이기에 어느 한 국가도 예외 없이 차별 없이 전염병의 확산을 방지하는데 동참할 수 있어야만 이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국제적 차원의 연대와 협력을 방해하여 코로나 19의 퇴치에 장애를 조성하는 것이 강대국 미국이 주도하는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제재인 것이 만천하에 드러난 이상 인류의 대재앙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급히 천부당만부당한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제재를 즉시 완전히 해제하는 것이 시급하다.


 미국의 개발도상국에 대한 불법적, 강압적, 일방적 경제제재는 지속되고 있고 이는, 코로나19 확산의 방지를 위한 세계적인 연대와 협력을 저해한다.


 특히 지금 이 순간에도 미국은 지난 수십 년간 가장 강력한 경제재재로써 극심한 고통을 가져단 준 북한에 대한 제재를 유지, 가중시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코로나19 방역에 협력할 의사를 표시하며 북미관계를 개선하려는 듯 한 의사를 표시하기도 하였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그러나, 곧바로 지난 3월 25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논의하는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 화상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G7 등 모든 나라가 계속 단합하여 북한에 대한 외교적, 경제적 압박을 이어가야 한다고 발언하였다. 이어 미국 재무부는 지난 4월 9일 북은 물론 대북거래를 돕는 제3국의 금융기관에 세컨더리 보이콧, 즉 제3자 금융제재를 추가 적용하여 북의 국제 금융망 접근을 광범위하게 차단하는 내용이 포함된 강화된 대북제재 규정 개정안을 발표하는 등 북한에 대한 제재를 더욱 강화, 유지하는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세계적 인도주의의 위기 상황에서도 미국은 유감없이 제국주의적 속성을 변함없이 내보이며 북한을 비롯한 개발도상국들의 방역 및 의료 활동을 방해하는 제재를 유지, 강화하며 인류의 대재앙 퇴치에 역행하는 무책임한 행동을 하고 있다.


 미국의 속내를 알 수 있다. 이 코로나19의 세계적 위기 속에서 미국의 패권적 정책에 순종하지 않고 저항하는 개발도상국들이 방역에 실패하기를 바라며 의료시스템이 붕괴되고 경제가 붕괴되어 반미 성향의 정권이 붕괴되기를 조장하고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인류는 코로나19라는 공통의 적을 맞아 인류의 생명과 생존을 지키기 위해 사활을 건 투쟁을 진행 중이다. 이 순간에도 지금까지 행해온 패권적 제재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며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국제적 노력에 훼방을 놓고 있는 미국의 행태는 인류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로 규탄받아 마땅하다.


장경욱 위원은 현재 변호사로 재직 중입니다.